Introduction
지미 글리슨: Illuminated Silence
이번 전시는 LA의 William Turner Gallery와 뉴욕의 Gallery Chang에서 4월부터 5월까지 동시기에 진행 중인 개인전으로 시작되어, 서울 전시로 이어지는 Coast to Coast 순회 프로젝트의 마지막 장입니다. 미국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이 전시는, 지미 그리슨의 작품이 각기 다른 도시의 빛과 공간 속에서 어떻게 감각적으로 변화하고 확장되는지를 경험하게 합니다.
지미 글리슨은 빛과 표면, 반사의 개념을 회화에 도입하여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작가입니다. 금속성 안료와 특수 재료를 활용한 그의 화면은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관람자의 움직임과 빛의 방향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거울 같은 회화’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시각적 경험을 넘어서, 관객의 사유와 정서를 반사시키는 존재로 확장되며, 물리적 표면과 감각적 깊이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빛을 발산하는 이 회화들은, 마치 시간을 품은 풍경처럼 관객을 멈춰 세우고 응시하게 만듭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 《Illuminated Silence》는, 그러한 그리슨의 작업 세계를 압축적으로 담아냅니다. 빛에 의해 드러나는 고요함, 혹은 고요함 속에서 발현되는 빛 — 이 양가적인 감각은, 회화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시적 순간을 환기시킵니다.
서울에서 처음 소개되는 이번 개인전은, 지미 글리슨의 대표작과 함께 신작도 포함하여 그의 작업 세계의 진화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빛과 침묵, 물질성과 비물질성 사이에서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이 전시는, Gallery Chang이 지향하는 철학적 미학과도 깊은 연결을 이룹니다.
